[선한이웃-포항 기쁨의교회 (2)] 탄탄한 30여가지 프로그램 지역이 인정하는 ‘복지1번지’
입력 2010-02-25 19:31
지난 23일 경북 포항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기쁨의교회 아세요? 거기 가는데요”라고 했다. 택시 기사는 “포항사람이면 다 알죠”라고 했다. “그럼, 크리스천이냐”고 물었다. 기사는 “기쁨의교회는 교회를 안 다녀도 알아요. 포항에서 큰 것으로 손에 꼽히기도 하지만, 복지사업을 워낙 잘해 웬만하면 다 안다”고 대답했다. 교회 뒤편에 교회보다 더 크게 지어진 ‘기쁨의 교회 복지관’. 이날 3층에 마련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는 노인 10여명이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받고 있었다. 여든이 넘어 보이는 한 할머니가 낮은 비명소리를 낸다. 복지재단의 대표이사 조경래 목사가 “시원하다는 사인”이라며 웃었다.
포항 기쁨의교회(박진석 목사)는 복지 사역으로 유명하다. 1997년 7월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기쁨의 복지재단’이 주도하는 사역은 노인복지 분야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주관하는 전국 21곳 노인보호전문기관 중 우수기관으로 뽑혀 사례 발표를 하러 다닐 정도다. ‘세상을 섬기는 제자의 공동체’가 비전인 교회는 노인보호 전문기관, 주간보호센터 등을 포함해 30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복지재단 설립 때부터 이미 무료급식소 ‘나눔의 집’을 운영해 주3회 저소득층 노인 3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50여명에게 밑반찬을 배달하고, 이미용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같은 해인 2003년부터 주간보호센터를 설립, 하루 평균 노인 15명을 돌보고 있다. 노인대학인 ‘기쁨의 비전대학’도 설립했다. 대학에는 학기별로 민요교실, 요가교실, 일본어초급, 게이트볼, 한국민속무용, 연극교실, 수예교실, 사군자교실, 꽃꽂이, 노래배우기 등이 마련돼 있어 노인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2005년 박진석 목사가 새로 부임한 이후 복지사업은 더 다양해지고, 탄탄해졌다. 노인보호 전문기관과 노인쉼터가 만들어진 것이 이때다. 보호기관은 요양보호사 등이 24시간 교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지난해 노인 226명이 이용했다. 또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2008년 노인복지센터를 개설했다. 현재 노인돌보미 바우처 대상 40여명과 장기요양 대상 40여명 등 모두 80여명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노인들 일자리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2008년 노인일자리사업단 구성을 비롯해 올해는 노인들로 구성된 환경지킴이사업단을 준비 중이다. 노인 한글교실인 ‘기쁨의 한글학교’는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많은 노인들에게 큰 인기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차상위계층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건물 두 곳에 헌금함을 별도 설치했다. ‘이삭줍기’로 명명된 이 헌금 액수만큼 교회가 또 지원해 현재 22명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박 목사는 “복지사역은 지역 복음화에 커다란 역할을 한다. 더불어 교회의 위상도 올라가고, 성도들은 자긍심을 갖게 된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교회는 여세를 몰아 장애인 복지에도 더 적극 나설 계획이다. 2015년까지 신축 예정인 교회 본당의 상당 부분을 장애인을 위해 할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역을 펼칠 예정이다. 기쁨의교회는 장애인 복지로도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장애인 60여명, 1대1 도우미를 포함해 총 120여명이 소속된 소망부는 주간보호, 사회 적응훈련 등을 펼친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공간 부족으로 다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항=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