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래서야 ‘관광 한국’ 외쳐본들
입력 2010-02-25 19:13
관광업계의 덤핑 상품이 중국인들의 발길을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이 25일 내놓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중국인 관광객은 116만여명으로 10년 전 21만여명에서 크게 늘었지만 관광만족도는 아주 낮아 아시아의 비교 대상 10개국 중 9위다. 중국인들은 관광의 핵심이라 할 음식, 관광지, 일정(日程)을 특히 불만스러워했다. 여행사들이 질 낮은 음식에 관광은 겉핥기식으로 끌고 다니고 리베이트를 챙기는 억지 쇼핑에 열을 올린 결과라 하겠다.
싸구려 한국여행은 관광객을 모집하는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여행사를 상대로 덤핑 경쟁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중국여행객을 모집하는 한국 여행사들이 같은 방법으로 만든 덤핑 중국여행 상품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관광지 한 곳에 쇼핑센터 한 곳을 들르고, 개별 쇼핑을 막기 위해 변두리 호텔에서 재우며,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가이드에게 팁까지 주어야 하는 여행을 중국인 관광객들도 그대로 겪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연평균 20%씩 늘어나 2020년에는 1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척에 있는데다 한류(韓流) 영향으로 중국인들이 한 번쯤 오고 싶어 하는 곳이다. 그러나 저평가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황금어장은 우리 것이 아니게 된다. 올해를 ‘한국관광의 해’로 정한 한국관광공사도 얼마 전 비슷한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현실 개선 노력이 없는 보고서는 의미가 없다. 기념행사에 힘쓰기보다 국내 여행사들에 대해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해 현실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서비스 산업인 관광이 외려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는 역(逆)서비스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민·관이 힘을 합해 싸구려 관광이 만드는 ‘싸구려 한국’ 이미지를 지워야 한다. 대장금 요리를 기대하고 온 사람에게 한 끼라도 제대로 된 한정식을 맛보게 하고, 중국과 관련된 역사문화 관광자원과 중국인이 경험하기 어려운 서해 낙조(落照) 같은 창의적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관광객을 향해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할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