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추모공원’ 9년 만에 착공
입력 2010-02-25 22:17
서울 원지동 화장장이 건립부지로 선정된 지 9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서울시는 최첨단 친환경 화장시설로 지어질 ‘서울추모공원’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원지동 68 일대 총 17만1335㎡ 부지에 들어서는 ‘서울추모공원’은 2012년 4월 문을 열 전망이다. 함께 건립될 종합의료시설은 2014년 완공된다. 총 사업비는 2388억원(부지매입비 등 1703억원, 화장시설 685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내에 화장장을 건립하는 방안은 1998년 후보지 실사 후 10년 넘게 공회전을 거듭했다. 2001년 원지동으로 부지가 선정됐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6년간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2007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서울시가 승소하면서 주민과의 보상 작업이 시작됐다.
주민들은 화장시설을 지하화하고, 종합의료시설을 유치해 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이 밖에 거주자 이주 대책 등 막판 협상이 서울시, 국토해양부와 협의 아래 진행 중이다.
시는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화장장을 산 속 지하에 숨겨진 형태로 지을 계획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이지만 지하 20m까지 땅을 파고 건물을 내려 외부에서 보면 지하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또 화장장 부지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경부고속도로 쪽 진입로 앞에 종합의료시설을 세워 화장장은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다. 화장장의 전체적인 모습은 영전에 헌화하는 꽃 한 송이를 형상화했다.
시는 지역 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첨단 친환경 신기술 공법으로 시공함으로써 소음이나 매연,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원지동 화장장이 세워지면 수도권 지역 화장 수요를 2020년까지 90% 이상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벽제화장장)의 23기 화장로 시설로는 서울의 화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시민의 20% 이상이 100만원에 이르는 돈을 주고 타 지역의 화장장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신면호 시 복지국장은 “서울 시민의 화장률이 97년 30.7%에서 2000년 48.3%, 2005년 64.9%, 올해 80.4%로 급증세”라며 “화장 시설이 부족해 4∼5일장을 치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원지동 화장장이 건립되면 앞으로 저렴한 가격에 3일장을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