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최광복 코치 “우리는 이겼다, 심판이 인정 안했을 뿐”

입력 2010-02-25 18:36

“국민들께 죄송하다. 그러나 선수들 비판은 하지 말아 달라.”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최광복(36) 코치는 25일(한국시간) 3000m계주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뒤 “김민정이 중국 선수를 앞지르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며 임피딩이 선언됐다. 주심과 부심이 판정을 놓고 옥신각신한 것 같다”며 “부심들은 의견만 제출할 뿐 최종 판정은 결국 주심이 내린다. 우리가 심판 판정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최 코치는 “김민정이 반칙을 한 모양새가 됐지만 선수에게 뭐라고 해서는 안 된다. 선수는 항상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선수에 대한 오해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쇼트트랙에서는 선수와 선수 간 상대성, 선수와 심판 간 상대성 등 여러 복잡한 상황이 발생하는데 오늘은 그런 판정이 나오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오늘 짐 휴이시 주심이 나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제 선수들과 미팅에서 다른 선수와 조금만 스쳐도 실격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지만 결과적으로 준비를 제대로 못한 꼴이 됐다”고 했다.

최 코치는 “우리는 이겼고, 심판만 우리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다른 건 몰라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3000m계주 동계올림픽 5연패만은 이루고 싶었다. 그걸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혔다.

검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최 코치는 “안타깝지만 아직 여자 1000m가 남았다(27일). 다행히 하루 쉴 수 있으므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 마지막 경기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처진 어깨를 이끌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밴쿠버=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