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럴수가” 날아간 금메달… 女 쇼트트랙 3000m 계주 1위하고도 억울하게 ‘실격’

입력 2010-02-25 18:34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실격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놓쳤다. 김연아(20·고려대)는 26일(이하 한국시간) 금메달 여부를 확정짓는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5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벌어진 3000m 계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은 물론 은, 동메달도 따지 못했다.

문제는 6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벌어졌다. 중국에 이어 2위로 달리던 한국은 김민정(25·전북도청)이 이은별(19·연수여고)로부터 터치(뒤에서 밀어주는 행위)를 받았고, 김민정은 약간 앞에서 달리던 중국 쑨린린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김민정이 인코너로 바짝 붙어 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김민정의 오른팔이 오른쪽 뒤에 있던 쑨린린 몸에 닿았다.

핵심은 고의성 여부였다. 쇼트트랙 선수가 왼쪽으로 급격하게 몸을 숙여 가파른 코너웍을 하다 보면 오른팔은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들어 올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뒤 김민정이 고의로 밀쳤다며 ‘임피딩(impeding)’을 선언, 한국을 실격 처리했다.

최광복(36) 대표팀 코치는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실격을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상황이었다. 주심의 판단 재량권 내에 속하는 문제였다. 쇼트트랙에서 한 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오늘 주심이 2002년 ‘김동성-오노 할리우드 액션 사건’ 오심을 내린 짐 휴이시(호주)였다”며 실격 판정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날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26일 프리스케이팅 출전 채비를 마쳤다. 지난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피겨 여자 싱글 최고 점수(78.50점)로 1위로 나선 김연아는 26일 오후 1시21분 마지막 4그룹 세 번째 선수로 금메달 연기에 나선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 바로 뒤에 연기한다.

한국은 이날 메달 추가에 실패해 국가별 종합순위 6위(금5·은4·동1)를 그대로 유지했다.

밴쿠버=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