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협상의지 없어”… 취재카드 신청 기한 얼마 남지 않아 MBC, KBS는 발만 동동
입력 2010-02-25 21:17
SBS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KBS MBC 등 지상파 3사의 협상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
KBS와 MBC는 동계올림픽 취재권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남아공 월드컵에는 취재 신청에 미리 응해 취재권이라도 우선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의 중계권을 가진 SBS는 협상의 전제조건부터 주장하고 있어, 두 공영방송사의 남아공 월드컵 취재도 불발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안으로 열린 방송 3사 본부장급 회의에서 KBS와 MBC는 28일까지로 알려진 남아공 월드컵 AD카드 신청을 SBS에 요청했다. AD카드는 제작·취재인력을 허용하는 카드로, 방송중계권자인 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신청할 수 있다. 양사는 SBS의 AD카드 신청 요청에 대응하지 않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취재진을 파견할 수 없었다. 때문에 취재 접근이 제한된 양사는 금메달 소식을 단신 처리하고 정지된 화면을 쓰는 등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SBS는 AD카드 마감 시한은 유동적이라며 먼저 협상의 전제조건부터 만족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전제 조건이란 자사의 동계올림픽에 대한 비판 비방보도 중단, 양사가 SBS를 상대로 방통위에 낸 조정신청 철회 등이다.
이에 대해 이도윤 MBC 스포츠국 부장은 “카드 신청 마감이 가까워오는데 SBS가 협상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도 “지난주에 AD카드 신청서와 함께 방송권 협상을 위해 SBS에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다. SBS는 AD카드 신청 기간이 이달 말이 아니라고 하는데, 세부 일정은 중계권자인 SBS가 FIFA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것이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앞서 SBS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남아공 월드컵’ 취재카드 신청 마감 기한인 28일까지는 기간이 남아있으니 ‘월드컵’은 공동중계와 취재권 협상 등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노영환 SBS 홍보부장은 “AD카드 신청 문제는 급할 것 같지 않다. 현재 중계권 관련 실무자들은 모두 밴쿠버에 가있는 상황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남아공 월드컵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고, 올림픽 때문에 월드컵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부적절한 방송 용어를 사용한 해설위원 제갈성렬씨는 하차하고 SBS는 그의 해설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SBS는 지난 15일에도 한국 선수에게 일장기를 표시해 파문을 일으켜 사과한 바 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