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하늘이 아파트에 도둑맞았어!… ‘우리집이 더 비싸거든’

입력 2010-02-25 18:04


우리집이 더 비싸거든/강효미 글·마정원 그림/파란정원

아파트와 일반주택 중에 어떤 집이 더 좋은 집일까. 아파트에 사느냐, 일반주택에 사느냐로 계층이 구분되고 그에 따라 아이들도 끼리끼리 어울려 지내는 씁쓸한 풍경은 도시에서 낯설지 않다.

작가는 시골에서 이사온 달래와 반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공간인 집의 의미를 일깨운다.

달래는 작년에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형편이 어려워져 공장에 다니게 된 엄마를 따라 도시로 이사를 온다. 달래의 새 집은 일반주택단지에 있다. 이사 온 날 달래는 인근 아파트단지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고층 아파트 때문에 자기 집에서 하늘이 마음껏 보이지 않는 걸 알고는 마음이 상한다. 달래는 “우리 집 하늘을 저 아파트들한테 도둑맞았어!”라고 내뱉는다.

학교에 간 달래에게 또다른 어려움이 찾아온다. 달래가 주택단지에 산다는 걸 알게 된 짝꿍 규현이가 달래를 무시하고 따돌리려 했기 때문이다. 규현이는 “우리 엄마가 주택단지에 사는 애랑은 놀지 말랬어” “주택단지는 지저분하고 불편하댔어”라며 상처가 되는 말들을 쏟아낸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달래에게서 시골 냄새가 난다며 책상을 발로 밀고 아이들에게 달래를 왕따 시키자고 몰아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치게 되는 아파트단지의 화려함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달래는 지금 살고 있는 일반주택이 더 마음에 든다. 마당에서 강아지도 키우고, 호스로 물 뿌리기 장난도 하고, 마당 한쪽에는 감자 등 채소가 자라는 텃밭도 있다. 사이가 좋지 않던 규현이도 아파트에서 키우기 어렵게 된 강아지를 달래네 집에 맡기면서 결국 달래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허름하지만 자연친화적인 주택단지에 살고 있는 달래네 가족들이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물질의 풍요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 어린 시절 커다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았다는 작가는 “제가 살던 그 집을 정말로 사랑했고 그래서 행복한 꿈을 얼마든지 꿀 수 있었다”며 “달래처럼 자신의 집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아껴주는 어린이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