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종합그룹화’ 몸집 키우는 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 참여

입력 2010-02-24 21:47


포스코가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올해로 민영화 10년을 맞은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고, 대우조선해양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철강 분야 강화와 종합그룹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다.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할 경우 재계 자산 순위 5위인 포스코는 LG와 4위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다.

매각 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은 24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포스코와 대우파트너스컨소시엄(DPC), 국내 모 기업 등 4곳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DPC는 옛 ㈜대우 구조조정본부 김우일 상무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미국계 펀드들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DPC는 자금 동원력 여부가 불투명해 사실상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50%+1주(4800만주)의 매각 가격은 2조3000억∼2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인수자가 채권단 보유 지분 68.15% 전량을 사들이면 매각 가격은 3조2000억∼3조7000억원 수준이 될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최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예비입찰 등을 거쳐 5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6월 중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종합상사 기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대우인터내셔널은 110개국에 걸친 해외 판매망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능력도 포스코에는 매력적이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잇따라 성공할 경우 재계 순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자산 규모는 지난해 4월 1일 기준 49조1000억원(연결 기준)으로 롯데그룹(48조9000억원)을 제치고 처음 5위에 올라섰다. 자산 순위 ‘빅4’는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삼성(174조9000억원)과 현대차(86조원) SK(85조9000억원) LG(68조3000억원) 그룹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4월 기준 4조원, 대우조선해양의 자산 평가액은 16조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포스코가 2개 기업을 끌어안게 되면 총 자산 규모는 70조원에 육박하면서 LG를 위협하게 된다. 포스코는 일단 2건의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7조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 포스코는 대우건설이나 하이닉스 등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인수 후보자로도 오르내리고 있다. 포스코가 재계 4위로 올라설 경우 단일 철강사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그룹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희 황일송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