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네슬레’ 키워 농식품 수출국 톱10 도약
입력 2010-02-24 18:49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수입하는 파프리카의 80%는 네덜란드산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파프리카는 일본에 상륙하지 못하던 때였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농업시장 개방에 직면한 우리나라는 일본의 파프리카 시장을 면밀히 조사했고 까다로운 수입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95년 수출 길이 열렸고 2008년 우리나라의 일본 파프리카 수입시장 점유율은 75%로 껑충 뛰었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팽이버섯도 성공적인 농식품 수출 사례에 속한다. 팽이버섯의 대중국 수출액은 2007년 340만 달러에서 2009년 2100만 달러로 2년 새 6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농림수산식품부가 24일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선언했다. 벤치마킹 대상은 스위스 ‘네슬레’. ‘네슬레’는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커피를 브랜드화해 세계적인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농식품부는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대의 ‘한국판 네슬레’ 5곳을 육성하기로 했다. 또 프리미엄 천일염 및 천연 유기식품 등 기능성 식품시장을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2020년 우리나라 식품산업 매출액은 260조원, 고용인력은 212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식품가공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 지난해 선진국 대비 40∼60%에 불과한 식품제조·가공 기술 수준을 2020년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아시아 식품시장의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5억 달러 이상 수출이 가능한 농식품 수출기업을 10개 이상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2020년 300억 달러를 수출하는 세계 10위권 농식품 수출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사는 인구가 15억명에 이르고 이들의 소득 수준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 지원한다면 우리나라에도 네슬레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