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어부지리 같지만 기분 좋다”

입력 2010-02-24 18:35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것도, 크라머(네덜란드)가 실격된 것도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

24일(한국시간)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은 경기 후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믿어지지 않는다. 어부지리 금메달 같지만 기분은 좋다”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이승훈은 금메달이 확정되던 순간에 대해 “2위라고 생각했는데 금메달로 바뀌는 순간 짜릿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동기생인 모태범과 이상화가 남녀 500m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딴 것도 자극제가 됐다”고 털어놨다.

이승훈은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3관왕에 올랐던 기대주였으나 지난해 4월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 탈락하고 나서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초등학교 시절 스피드스케이팅을 하긴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초보’나 마찬가지였다. 독한 마음 먹고 훈련에 매진한 이승훈은 불과 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제44회 전국 남녀 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 남자부 5000m에서 우승하며 당당히 대표팀에 뽑혔다.

밴쿠버=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