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태풍 루사 이어 또 눈폭탄… 고성 표고버섯 재배농가 장탄식
입력 2010-02-23 22:28
“1996년 고성 산불에 이어 2002년 태풍 루사, 그리고 올해 폭설 피해까지 대형 재난을 3번이나 당해 삶의 터전을 몽땅 잃어버리다니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습니까.”
설 연휴 전인 지난 11∼13일 강원도 고성지역에 내린 폭설로 간성읍 탑동리 표고버섯 재배단지가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고성군에 따르면 당초 예상 적설량이 70㎝ 정도라던 기상예보와는 달리 3일 동안 무려 146㎝의 폭설이 쌓이면서 표고버섯 재배단지 내 비닐하우스 200동 중 80여동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26동 중 16동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장종화(74·탑동1리)씨는 “표고 원목에 종균을 접종해야 할 때인데 비닐하우스를 철거할 수도 복구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탑동1리 마을은 1996년 산불로 마을 소득원인 송이 산지가 소실되면서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2002년 태풍 루사로 표고 하우스와 표고 원목이 매몰되거나 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당시 표고 원목은 피해 보상 규정이 없어 농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빚을 얻어 자력으로 복구했다.
다시는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비닐하우스 지주파이프를 25㎜에서 32㎜와 48㎜ 짜리로 바꿨지만 이번 폭설에 맥없이 무너지자 농가들은 하늘을 원망하며 허탈해 하고 있다.
군이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비닐하우스 전파 50동에 반파 14동 등으로 피해액은 3억2232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표고원목 등에 대한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군이 집계한 피해 규모와 큰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춘천=변영주 기자 yzbyo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