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간 이식 덕분에 생명은 건졌지만…” 광주 나누리교회 배효순 목사 가족, 엄청난 병원비에 눈물만

입력 2010-02-23 19:08


간경화로 사투를 벌이던 40대 개척교회 목회자가 고등학생 아들의 간 이식으로 생명을 건졌다.

광주 우산동 나누리교회 배효순(47) 목사와 고교 2학년 아들 사도(18)군. 배 목사는 20년간 부사관으로 군복무를 하며 광신대학교와 대학원 야간 과정을 다녔다. 2006년 1월 상사로 제대한 뒤 곧 상가건물에 교회를 개척했다.

군생활 중 만성간염 진단을 받았던 배 목사는 지난해 12월 갑자기 복수가 차고 황달이 겹치며 혼수상태에 빠졌다. 병원에서는 간경화 말기라 간 이식을 해야만 살 수 있다고 했다. 간 기증자는 그의 세 아들 중 유일하게 적합 판정을 받은 차남 사도군으로 정해졌다. 주사 맞는 것도 겁냈던 둘째가 “부모님께 받은 몸인데 즐거운 마음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의젓하게 말했을 때 배 목사와 박성은 사모는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지난 6일 조선대병원에서 진행된 수술은 11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사도군의 오른쪽 간 80%가 아버지에게로 옮겨졌다. 배 목사는 이후 병세가 돌연 악화돼 심폐소생술을 받기도 했지만 수술 닷새 후에는 산소마스크를 뗄 수 있었다. 현재 배 목사는 병원 3층 격리병실에, 사도군은 5층 8인용 일반실에 입원해 있다.

그러나 아직 문제는 남아 있다. 지불하지 못한 병원비만 6000만원이 넘는다. 주일학교 학생까지 합해 성도 30명 규모의 개척교회 목사로서는 벅찬 금액이다. 박 사모는 “지금은 상황이 매우 어렵고 힘들다 보니 엎드려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062-943-2310).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