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어린이 묵상집 인기… 쉬운 예화·구어체 어른 도움없이 활용 가능

입력 2010-02-23 20:32


사순절 기간 성도들의 성경 묵상과 기도생활을 위해 교단 총회들이 만드는 사순절 묵상집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용 묵상집까지 선보였다.

사순절 묵상집들은 보통 ‘재의 수요일’(2월 17일)부터 부활절(4월 4일)까지 40일간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님의 생애를 매일 일정 분량씩 제시하고 이를 묵상하고 삶에 적용하도록 도와주는 얇은 큐티책 형식이다.

각 교단 총회의 올해 묵상집은 비슷하면서도 저마다 특징이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생명의 법을 따르는 신앙’은 사순절의 의미를 기장 총회의 이번 회기 주제인 ‘생명 보존’과 관련지어 설명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승리의 발자취’는 ‘회개의 발걸음’ ‘용서의 발걸음’ 등 발걸음이라는 키워드 아래 예수님의 생애를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해설한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목사가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주제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일동교회 정학진 목사가 ‘사순절을 살면서’라는 제목으로 집필한 묵상집을 각각 내놓았다.

교육목회실천협의회(대표 정영택 경주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나는 예수님을 알아요’라는 제목으로 만든 어린이용 묵상집도 형식은 거의 같지만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들이 어른의 도움 없이 활용하도록 쉽게 꾸며졌다. 예를 들어 ‘사순절 1일’ 분량은 누가복음 1장을 “하나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 보내셨습니다…”와 같이 구어체로 해설한다. 이어서 ‘할 수 있어요’라는 코너에서 “천사를 만난 마리아의 표정은 어땠을까요? 내 얼굴 표정으로 표현해 보세요” 등 활동을 제시하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이름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부를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덧붙인다. 묵상을 마치면 부모가 스티커를 붙여 주도록 되어 있다.

정 대표는 “어린이들의 신앙 훈련, 거룩한 독서 훈련을 위해 묵상집을 만들었다”면서 “부모가 먼저 사순절을 절제와 묵상으로 보내는 모범을 보이고, 매일 묵상을 마친 아이에게 ‘장하다, 기쁘다’ 등 칭찬을 해 주면 아이들도 40일간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다”고 권면했다. 이 책은 80여 교회가 주문해 현재 6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사용하고 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