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못풀고 떠나는 위안부 할머니… 잇단 별세로 86명만 생존

입력 2010-02-23 18:58

젊은 시절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할머니들이 한을 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전북 익산에 살던 위안부 피해자 이점례(89) 할머니가 지난 11일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23일 전했다.

이 할머니는 14세이던 1935년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위안부로 일했다. 그는 41년 폐병으로 귀국한 뒤에도 위안소 생활에서 얻은 질병에 시달렸다.

지난달 2일에는 대구 김순악 할머니가 암을 이기지 못하고 향년 82세로 세상을 등졌다.

정대협에 따르면 위안부 생존자는 우리나라 정부에 등록된 234명 가운데 86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82.5%인 71명이 80세 이상이어서 위안부 생존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정대협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할머니들을 떠나보내 안타깝다”며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 등을 법률로 제정토록 촉구하는 5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