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개혁안 놓고 2월25일 백악관서 맞짱토론… 오바마 건보 개혁 ‘마지막 승부수’
입력 2010-02-23 18:4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새로운 건강보험 개혁안을 내놓았다. 의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25일에는 새 건보안을 놓고 백악관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를 만나 최종 설득을 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새로운 안은 앞으로 10년간 1조 달러의 재정을 투입해 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3100만명이 추가로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특히 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대폭 인상할 경우 정부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하고, 보험사들이 기존 질병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퍼블릭 옵션(정부 운영 보험회사)은 도입하지 않는다.
백악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이 안은 지난해 말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뼈대로 하원이 검토 중인 법안 내용 일부를 가미한 것이다.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 향후 10년간 재정 투입을 1조 달러 이내로 묶고 건보 수혜자는 최대한 늘리며 보험회사 폭리는 규제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오바마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안이 의회에서 별 탈 없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공화당이 원점에서 출발하자는 입장을 아직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를 초청, 건보개혁안 토론회를 갖는다. 의회에 대한 마지막 설득 작업으로, 정치적으로 일종의 ‘최종 담판’ 성격이다. 토론회는 TV로 생중계된다.
공화당과 보수층 입장에서는 ‘오바마 계획’을 어떻게든 무산시키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거다. 공화당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더 이상 실패한 건강보험 개혁을 그대로 강행하지 말라”고 말했다. 게다가 강경한 진보세력과 일부 민주당 하원의원 그룹은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많이 양보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실정이다.
백악관 참모들도 이번 제안이 무산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입게 될 정치적 상처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들을 설득한다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하고 있다.
따라서 25일 TV생중계 토론회가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의 정치 선전장이 돼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현란한 말솜씨와 출중한 설득력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