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드럼세탁기 리콜 결정했지만… LG전자, 사고예방책 고심
입력 2010-02-23 21:22
LG전자가 2008년 11월 이전에 생산된 10㎏, 12㎏급 구형 드럼세탁기 105만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기로 23일 결정했다. 드럼세탁기 안전사용 캠페인도 전국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자발적 리콜 대상은 최근 대전의 한 어린이가 세탁조 안으로 들어갔다가 질식해 숨졌던 모델이다. 발 빠른 리콜 결정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2008년 8월과 9월에도 LG 드럼세탁기에서 어린이 질식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다. 당시 LG전자는 두 달에 걸쳐 어린이 보호 안전캡과 주의 스티커를 배포하고, 세탁기 문을 갈고리 방식에서 슬라이딩 도어로 바꿨다. 2008년 11월 이전 모델은 문이 닫혔을 때 고리가 걸려서 세탁조 안에서 열 수 없다. 반면 슬라이딩 도어 방식은 문이 닫혀도 안에서 밀면 열리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다.
삼성전자는 드럼세탁기를 처음 내놓을 때부터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삼성 드럼세탁기 관련 어린이 질식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이번 사고 직후 실무진이 자발적 리콜과 안전캡 배포라는 두 가지 대책을 보고하자 “그렇게 조치하면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을 주문했다. 사용자 잘못이라도 제조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LG전자가 세운 근본 대책이 부모와 자녀,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이다. LG전자 측은 “유럽에선 드럼세탁기를 오래전부터 사용했음에도 안전사고가 없었다”며 “이는 학교나 소방서 등 공공기관에서 어릴 때부터 안전교육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소 생뚱맞게 들렸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