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박연차 소유 김해 터미널 부지 899억원에 매입 “유통시설 짓겠다” 밝혀 논란

입력 2010-02-23 18:26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소유의 경남 김해시 외동 김해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신세계가 매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김해시에 따르면 신세계는 김해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7만4331㎡에 대한 매매계약을 지난 1월 22일 체결했다. 박 전 회장은 2002년 이 땅을 340억원에 매입했으나 신세계의 매입가는 89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는 현재 버스터미널 외에 화물주차장(1만8045㎡)과 운동장, 버스회사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땅은 도시계획법상 정류장 부지로 지정돼 지구단위계획 변경 없이는 대형 유통시설 등 복합상가 건축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신세계는 이 땅에 대형 마트를 포함한 유통시설을 지을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가에 비해 싸게 산 것”이라며 “이마트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1998년 3월부터 당시 토지 소유주인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전체 부지 가운데 7342㎡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식 주차장 건립을 추진해 왔다. 시는 현대식 버스터미널 조기 건립을 위해 박 전 회장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가 이 부지를 가등기하고 292억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되자 당황해하고 있다.

김해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신세계 측이 김해시의 숙원사업인 터미널을 지어 운영하는 대가로 나머지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을 통해 대형 마트를 포함한 유통시설을 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 부지는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가 한때 매입을 검토했다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새 터미널 건립 부지로 1만6520㎡ 정도를 구상하고 있다. 나머지 부지만 용도 변경하더라도 유통시설 건립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