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도 오픈마켓 시대… 누구든지 콘텐츠 생산·판매 가능, ‘미디어 빅뱅’ 예고
입력 2010-02-23 18:35
영어 강의를 잘하는 A씨는 스스로 카메라 앞에 서서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IPTV 장터에 올린다. 그러면 영어 공부에 관심 많은 B씨가 TV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이를 구입, TV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한다.
유아교육에 관심이 많은 미술 전공자는 ‘TV로 보는 그림책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 장터에 올리고, 유치원 아이를 둔 부모들이 이를 구입해 가정에서 시청한다.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개방형 IPTV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개방형 IPTV 서비스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장터와 기본 개념이 같다. 이에 따라 누구든지 방송 콘텐츠를 제작해 IPTV용 개방형 장터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이 열린다. IPTV발 ‘미디어빅뱅’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KT는 23일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IPTV 앱스토어 환경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방형 IPTV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TV 앱스토어’다.
개발자는 KT가 제공하는 개발환경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등록하면 된다. KT는 이미 쿡TV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개발가이드 문서 등 기술 기반을 공개했다. 또 파일이나 비디오테이프, DVD 등 사업자가 가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쿡TV에서 서비스 가능한 형식의 파일로 무료 전환할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도 22일 ‘브로드앤TV 오픈마켓’을 개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내용을 담은 ‘오픈 IPTV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기업, 기관 등 폐쇄이용자그룹(CUG)에게만 콘텐츠 제작 문호를 열어뒀지만 다음달부터 기업, 소호 고객에 개방하고 하반기엔 일반인까지 확대해 완전한 오픈마켓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통합LG텔레콤은 지난해 6월부터 사실상 개방형 IPTV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마이 LGtv’를 이용하면 누구든 전용채널번호를 받아 미니 VOD 방송국 형태로 운영하면서 엔터테인먼트나 교육 등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KT와 달리 플랫폼 제공자 몫이 없어 수익 100%가 개발자 몫이다. 현재 8개 콘텐츠 사업자를 포함 총 17개 홈채널 서비스가 있다.
개방형 IPTV가 활성화되면 플랫폼 사업자인 통신사는 콘텐츠 유통에서 새로운 이익이 생기고 기존의 콘텐츠 수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누구든 방송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한 미디어산업의 진입장벽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 입장에선 볼거리가 무한정 늘어나 선택권이 대폭 확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오픈마켓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지지부진하던 IPTV업계가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라며 “선의의 경쟁으로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면 마켓 참여자 모두의 비용 부담이 줄고 부가 수익과 편의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