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진학 희망 중학생 월 사교육비 43만5000원
입력 2010-02-23 18:16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09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는 주요 원인은 외국어고 등 특목고 입시였다.
◇특목고는 사교육비 증가 원흉?=사교육비를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중학생의 월 사교육비는 26만원으로 초등학생(24만5000원)과 고교생(21만7000)보다 많았다. 증가율을 살펴봐도 중학생 월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7.9%나 늘어났다. 초등학생과 고교생은 각각 1.2%와 5.3%에 그쳤다.
중학생 중에선 외고 등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자사고)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높았다.
특목고와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의 월 사교육비는 각각 43만5000원, 42만8000원으로 일반계고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월 사교육비(25만4000원)보다 배가량 많았다. 특목고·자사고 진학 희망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도 각각 92.1%와 91.8%로 일반계고에 진학하려는 학생(77.8%)과 예체능계고에 진학하려는 학생(63.4%)보다 많았다. 특목고와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은 거의 대부분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고 상당한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외고 등 특목고가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또 한번 사실로 입증됐다.
◇대책 실효성 있나=교과부는 지난해 사교육비 전체 규모가 전년보다 늘어났지만 그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고 설명했다.
2001∼2006년 사교육비 증가율은 12.1%, 지난해는 4.3%로 지금까지 전국 단위의 사교육비 조사 이래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특히 교과부는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는 상반기(24만2200원)보다 하반기(24만1600원)에 소폭 감소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사교육비가 줄어든 것은 조사 이래 처음으로, 교과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불법학원 운영 단속, 학원 교습시간 제한,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등의 대책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교과부는 사교육 대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과후학교와 EBS 강의가 사교육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08년 45.1%에서 지난해 51.3%로 높아졌고,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이 참여하지 않는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연간 53만원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이 둔화한 대신 중·고교는 오히려 증가율이 높아졌고, 학원수강이 줄어든 대신 개인과외가 늘어나는 등 풍선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 대책의 실효성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학부모들은 사교육 증가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기업체 채용 등에서 출신 대학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했고, 사교육 감소효과가 가장 큰 정책으로 ‘학벌보다 능력 중심의 채용방식 확산’을 꼽아 사회적인 인식과 시스템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사교육 감소는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