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작가들도 TV 화면안으로… “리얼리티 살리자” 제작진도 얼굴 내밀어

입력 2010-02-23 17:46


‘1박2일’의 MC는 몇 명인지 알 수 없다. 고정 MC는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MC몽, 이승기, 김C 그리고 김종민 총 7명이다. 하지만 게임에서 쪽수가 안 맞을 때 투입되는 김대주 작가, MC들과 게임 룰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나영석 PD, 프로그램 진행 사항을 설명하는 이명한 PD 등 제작진이 수시로 얼굴을 내민다. 프로그램 밖에서 서있던 이들이 요즘 적극적으로 카메라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명한 PD는 “확실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은 카메라 밖에 서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원칙이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제작진은 카메라 밖에 존재해야 한다는 선이 공고했다. 하지만 ‘1박2일’은 ‘리얼’을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자와 대화하는 제작진의 모습이 노출됐고 이제는 그 경계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제작진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박2일’에서 제작진이 카메라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나 PD와 이 PD는 얼굴을 알린 지 오래다. 이날 촬영에도 달아공원 오프닝 때 은지원의 결혼 발표 기자회견이 끝나자 강호동은 즉석에서 나 PD를 기자회견 자리에 앉혀 ‘남극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메인 카메라 감독 강찬희씨도 ‘1박2일’ 덕에 유명세를 치렀다. 연말 KBS 연예 대상에서 강호동의 수상소감에 등장한 후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그 외에도 카메라에 수시로 잡히면서 주위 사람들은 물론이고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생길 정도다. 강 감독은 “그래도 아직까지 카메라에 찍히는 것이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카메라 밖에 있어야 할 사람이 자꾸 안으로 들어오니까 부담스럽다”면서도 “하지만 가족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웃었다.

그 외에도 지상렬을 닮은 카메라 감독, 개그맨의 외모를 가진 조명 감독 등 ‘1박2일’ 제작진에서 인기 스타가 탄생 중이라고 최재영 작가는 귀띔했다. 19일 촬영에서는 아예 제작진과 MC군단이 편을 먹고 야외 취침 ‘복불복’ 게임을 벌였으니, 이제 제작진은 ‘제8의 멤버’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