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말말말… “국격에 안맞는 후진적 사고 부끄럽다”

입력 2010-02-22 20:55

국민일보-서강대 현대정치硏, 2년간 국무회의 안건 분석

2회:대선 공약과 집권 이후 정책 비교

이렇게 분석했다(연구방법론)


일본인 관광객 10명이 숨진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 사건 직후인 2009년 11월 17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우리의 국격에 전혀 맞지 않는 후진적 사고라는 점에서 부끄럽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등 10개 부처가 즉각 머리를 맞댔다. 12월 29일 실내 실탄사격장과 스크린골프장 등을 다중이용업소에 포함시켜 안전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법제화됐다.

현 정부 첫 국무회의였던 2008년 3월 3일, 김경한 당시 법무장관은 담보를 통한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중소 영세 사업자들에게 기술에 대한 담보도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안’이 의결됐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에서 때로는 질타를, 때로는 안타까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2008년 3월 25일 인력 감축에 미온적인 기획재정부를 향해 “그러니까 ‘모피아’(경제관료들을 마피아에 빗댄 표현)라는 말을 듣는다”고 비판했다.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취임 100일을 맞자 이 대통령은 “자축해야 할 날을 자성해야 할 날로 맞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1월 4일 국무회의에서 폭설로 장관들이 지각하자 “지하철을 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폭설로 지하철 운행도 큰 차질이 빚어진 탓에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본보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분석한 106차례 국무회의 중 이 대통령은 53차례 주재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42회, 정운찬 국무총리는 11회였다. 이 대통령은 평균 85분 동안 국무회의를 주재한 반면 총리들의 평균 주재 시간은 53분에 그쳤다.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 이지호 선임 연구위원, 윤종빈 명지대 정외과 교수(객원 연구위원)

◇본보 특별취재팀=하윤해 안의근 이도경 기자(이상 정치부) 정동권 기자(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