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시장 반응에 손 거둔 STX
입력 2010-02-22 18:53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게 이유지만 싸늘한 시장 반응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TX그룹은 22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우건설 인수 여부를 검토한 바 있으나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TX그룹 측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그룹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를 검토한 결과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즉각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불참하겠다는 공시가 나간 이날 STX그룹 계열사 주식은 4∼7% 급등했다. 반면 대우건설 인수검토 소식이 알려진 지난 17일의 경우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빠졌다. 시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M&A) 매물에 대한 원론적 검토 단계였지만 마치 확정된 것처럼 알려져 조속히 내부 입장을 정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지난 주말 자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등 시장 반응이 나빴던 것도 이유로 보인다. 2001년 5월 출범 당시 매출이 8081억원이었던 STX그룹은 잇따른 M&A를 통해 현재 국내에만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 23조원(2009년 기준) 규모로 급성장했다. 2008년 자산 기준으로는 재계 12위(민영화된 공기업 제외)다.
STX그룹은 앞으로 가나 이라크 등 각국에서 수주한 건설·플랜트 사업과 관련해 M&A 검토보다는 STX건설 등 기존 계열사에 대한 인력확보 및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