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오간 한나라 ‘세종시’ 의총… 당론 변경 여부 놓고 친이·친박 격돌

입력 2010-02-22 21:47

한나라당은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세종시 당론 변경 여부를 놓고 친이·친박 간 격론을 벌였다. 정몽준 대표는 의총에서 “정치는 끝이 없는 대화와 타협의 연속으로, 각자 의견은 있지만 대화와 타협의 여지도 항상 있는 것”이라며 “어떤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내일 다시 모이면 다시 수정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의총에서는 당내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들 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으며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친이계 이춘식 의원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당정 합의안으로 여당의 추인을 받으면 되는 사안이지 당론 변경 사안이 아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미래 권력이지 현재 권력은 아니며,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책임자”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은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수도가 분할되고 나라가 망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법으로 약속했으면 행정부가 지키도록 당이 질타해야 한다. 세종시 국민투표는 국회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왜 박근혜 때리기를 하느냐. 박근혜가 여러분을 속인 적이 있느냐”면서 “차기 유력후보인 박근혜를 죽여서 좋을 게 뭐가 있느냐”며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중단을 요구했다.

중립파 김정권 의원은 “친이, 친박 어느 한쪽도 치명상을 입는 결론을 내서는 안 되며 서로 최소한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의총을 오는 26일까지 5일간 매일 열기로 했다.

한편 박희태 전 대표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세종시 문제를 풀기 위해 중진들이 중재안 마련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