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간부 암살 홍일점 누구… 모사드 여성 킬러단 소속 암살 중에도 미소
입력 2010-02-23 00:55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간부 암살 사건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암살·납치 전문조직 ‘키돈(Kidon)’이 주도했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1명의 용의자 중 게일 폴리어드라는 이름의 아일랜드 여권을 사용한 여성은 키돈 제48공작조에 소속된 6명의 여성 중 1명이라고 전했다. 키돈은 총검을 뜻하는 히브리어다.
그녀는 지난달 19일 오전 0시30분 파리발 프랑스 여객기를 타고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도착했다. 목표는 이란에서 미사일을 구입하기 위해 비밀리에 입국한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마부.
두바이 경찰이 공개한 CCTV 화면을 보면 그녀는 알마부와 호텔 복도에서 단둘이 마주쳤다. 얼른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척하며 지나쳤다. CCTV에 잡힌 그녀의 표정에서는 긴장감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는 여유를 보였다.
알마부가 230호 객실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그녀는 맞은편 237호실에 대기하고 있던 동료들에게 이를 알렸을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경찰은 그녀가 호텔 직원인 척 행동하며 알마부가 방문을 열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는 19시간 뒤 유유히 출국했다. 위조여권은 이미 소각됐고, 그녀는 외부와 한 달 이상 접촉이 금지될 것이라고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22일 이번 사건을 규탄하면서 특히 회원국 여권이 위조된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등장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규탄했다. EU 성명서는 이스라엘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는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암살 계획을 직접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초 메이르 다간 모사드 국장에게 보고를 받고 “이스라엘은 당신을 믿고 있다.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