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감정적 신비주의 벗자”… 한국교회 갱신 세미나, 성령·말씀운동 균형 강조

입력 2010-02-22 18:07

“기독교 경건의 모델로서 가장 큰 유익을 끼친 사람.”(새뮤얼 홉킨스) “성자, 철학자, 부흥사, 신학자로서 위대한 인물.”(벤저민 워필드)

미국의 대각성 운동 중심에 서 있었던 조너선 에드워즈(1703∼1758)를 지칭하는 말이다. 세계 교회사에서 특별히 에드워즈가 주목을 받는 것은 성경의 완전성 아래 체험·이성적 신앙의 균형을 몸소 실천했기 때문이다. 성령론과 부흥론을 탄탄하게 정립했던 그는 19·20세기 미국교회 부흥의 모델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에드워즈가 세속화와 합리주의 사상, 형식적인 신앙이 자리 잡은 한국적 상황에서 교회 갱신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세대와 아세아연합신대,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이 22일 국민일보 빌딩에서 공동 주최한 ‘한국교회 갱신세미나’에서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피영민(강남침례교회) 목사, 원종천(아세아연합신대) 오덕교(합동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에드워즈의 균형 잡힌 신앙을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한국사회는 지역감정과 이념대립, 빈부 갈등 속에서 대화와 타협이 부족해 양극화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목회현장 역시 감정적 신비주의와 지식 위주의 율법주의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목사는 “성령운동과 말씀운동이 균형을 잡아야 건강한 교회라 칭송을 받을 수 있다”며 “감성·이성적 판단에 치우치기보다 먼저 성경이 말하고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한국교회는 체험사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성경에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교리로 만들어 이단으로 잘못 빠질 가능성마저 있다”고 지적하고 “바른 신앙이란 깊이 있는 체험 여부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의 실천 여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또 “합리성이라는 올무에 빠져 신앙체험을 무조건 무시해서도 안 된다”며 지정의(知情意)에서 균형을 이루는 전인주의 신앙을 에드워즈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우리는 성경중심의 복음주의에 입각해 초대교회의 섬김과 나눔처럼 소외계층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신앙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주창한 사랑과행복나눔운동과 같은 건강한 이웃 섬김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과제로 남북통일과 생태계 구원, 다문화권 선교전략과 대화, 버려진 자녀들에 대한 관심, 저출산 문제, 다양한 갈등 속 중재자의 역할을 꼽았다.

원 교수는 “진정한 부흥은 교회의 형식 변화나 교리 논쟁이 아닌 개인의 회심체험과 거룩한 삶의 추구에 있다”고 설명했으며 오 교수는 “에드워즈의 대각성운동을 타산지석으로 다가올 부흥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피 목사는 “영적 각성운동은 교회의 생동감을 회복하고 선교운동의 원동력을 제공하며 사회개혁의 기본 동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