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무슬림’ 종교보다 친구로 다가가야… BTM 2010 서울 포럼 다각적인 선교 방안 소개

입력 2010-02-22 19:05


다문화 이주자 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거주 무슬림 이주자에 대한 다각적 접근 방안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다수 근로자들이 한 번도 코란을 읽어본 적이 없는 평범한 무슬림이자 3D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의식주 생활 전반을 돌보는 총체적 접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8∼19일 서울 논현동 다애교회에서 개최된 ‘BTM(Back to Muslim) 2010 서울 포럼’에서 나온 주요 방안을 정리했다.

◇피부로 느끼는 제3의 언어 필요=국내 무슬림 이주자는 12만명 선이다. 이 중 9만명이 근로자, 3만명이 유학생과 결혼 이주자, 외교 관계자 등이다. 근로자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국을 택한다. 이들은 이슬람에 투철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주자 선교 관계자들은 지나친 종교적 접근보다는 어려움에 동참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경남 사천에서 다문화통합지원센터를 맡고 있는 이정기 대표는 “근로자들은 3∼5년간 일하다 돌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에 인간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며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교사들에겐 복음 전달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선교사와 연결할 수 있어야=이주자 선교는 국내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대부분 근로자들이 돌아간다는 것을 고려할 때 해외 선교사와 연결해 한국에서의 삶과 경험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그들 중에 복음을 들은 사람이 있다면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이른바 사영리식 전도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주 근로자들에게 복음을 제시하면 당장은 예수를 영접하겠다고 답하지만 여전히 믿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선교 단체와 협력하거나 이슬람권 활동 경험이 있는 선교사들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 지나치게 ‘내 교인’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동이 잦은 근로자들은 누군가에 의해 복음을 듣게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형제처럼 대해야 한다. 희년선교회 이헌용 선교사는 “이주 근로자 중에는 현지인 목회자도 있다”며 “이들을 동역자로 세워 함께 일한다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주 사역자도 선교사로 여겨야=이주자 선교는 최근 한국교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음에도 여전히 냉담하다. 이 점은 이주자 단체들의 영세성과도 연결된다. 활동 가능 영역은 풍부하나 지원과 관심 부족으로 지구력이 부족하다. 이 점은 최근 경기도 포천의 이슬람 사원이 한 이주 선교단체 건물 옆에 세워지는 일과도 무관치 않다. 전문가들은 교회의 관심과 인내, 꾸준한 지원을 호소했고 이를 위해 국내 사역자들도 선교사로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국내에서 복음을 접한 개종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보다 우선 그들 교회가 세워지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집트 출신 개종자 A씨는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아랍 출신 개종자들이 더 효과적”이라며 “한국에서 교회 활동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