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서울의 기독교 명소 팀수양관 도로 건설로 사라질 위기

입력 2010-02-22 14:51


[미션라이프] 서울 시내의 유일한 기독교수양관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통일로 상습정체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은평새길이 서울 불광동 팀비전센터(구 한국기독교수양관·사진)의 중앙을 가로지르게 된 것이다. 팀비전센터는 1958년 국제선교기관 팀선교회가 세운 한국선교의 전진기지로, 기독교유적지에 해당된다.

서울시는 서북부 지역인 통일로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 우회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본보 2009년 5월 12일자 8면 보도). 2013년까지 불광동 통일로에서 부암동 자하문길을 연결하는 은평새길과 신영동 신영삼거리에서 성북동 성북동길로 통하는 평창터널을 만들 예정이다. 은평새길은 왕복 4차로, 길이 5.74㎞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며, 평창터널은 왕복 4차로, 길이 2.9㎞로 조성된다. 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는 은평새길은 GS건설, 평창터널은 태영건설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은평새길은 팀비전센터 윗부분에 위치한 숙소건물 벚나무관 등을 가로지른다. 김동철 서울시 도로기획담당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GS건설이 제시한 기본 안은 은평새길이 센터를 지나도록 돼 있다”며 “오는 3, 4월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전센터는 약 2만평 부지에 운동장, 캠프파이어장, 운동장,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영성훈련기관으로 유명하다. 또 서울시내에 위치해 직장인들도 1박2일 동안 충분히 훈련받고 갈 수 있었다. 지난해 1만여 명이 이 곳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교회 이용자도 연간 4만 명이 넘었다.

센터는 또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곳이다. 이곳은 1958년 팀선교회의 로버트 크리스토풀러스 선교사가 설립했다. 팀선교회는 1890년 10월 미국 뉴욕 브룩클린에서 프레드릭 프랜슨이 창설한 국제적인 선교기관이다. 창설 직후 중국, 인도, 일본에 처음으로 선교사들을 파송한 이래 세계 약 40여개의 국가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한국에는 팀비전센터를 비롯해 문서선교기관인 생명의말씀사를 1953년 설립했으며, 부산의 축복산고아원, 극동방송의 전신 HLKX 라디오 방송국, 관동대학교, 부산의 대성실업 중고등학교를 세웠다.

황일호 팀비전센터 관장은 “우회로 건설이 공익사업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현 계획대로 진행되면 소음 때문에 사역이 어려워진다.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가능하면 현 위치를 고수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서울에서 벗어난 다른 지역으로 센터를 이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서울시 담당관은 “서울시, 은평구청, GS건설이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단 GS건설에 센터를 지나지 않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