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비리 얼룩’ 서울시교육청 간부 대폭 물갈이한다

입력 2010-02-21 19:06

서울시교육청에서 1년 이상 보직을 맡았던 장학관과 장학사 등이 우선적으로 교체된다. 이들의 강남 지역 교장 임용도 제한된다. 시교육청 간부로 재직하면서 저지른 비리로 현직 교장들이 잇따라 구속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시교육청은 3월 정기인사에서 보직을 맡고 1년 이상 근무한 장학관과 장학사, 본청과 지역청 과장을 다른 곳으로 전보 발령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전문직 교원은 초등의 경우 장학관 44명, 장학사 149명이며 중등은 장학관 50명, 장학사 199명으로 모두 442명이다. 과장급인 일반직 4급 이상은 46명이다. 시교육청은 이들 가운데 1년 이상 한 보직에 근무한 직원을 산출 중이다.

시교육청의 이런 방침은 장학사 매관매직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장모(59) 교장과 김모(60) 교장이 2년가량 인사담당 장학관으로 근무하며 비리를 공모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순환 인사를 통해 비리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것이다.

김 교장은 지난해 시교육청에서 초·중·고교 교원 인사담당 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장 교장 등과 함께 일선 교사들이 장학사가 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시교육청은 지역교육장 11명, 도서관장 21명, 평생학습관장·교육연구정보원장·과학전시관장·교육연수원장 등 직속 기관장 40명 중 절반 이상을 교체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특히 이번 인사부터 전문직 교원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학교의 교장·교감으로 발령 내지 않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또 산하기관장 등 장학관급 이상이 담당하는 주요 보직에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사를 기용하기 위해 내부 직원이 완전히 배제된 외부인사위원회를 처음 가동했다.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됨에 따라 다음달 1일자 정기인사 발표일자가 당초 22일에서 25∼26일로 늦춰질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주요 보직 간부에 대한 인사 폭은 유례없는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며 “일부 기관장과 학교장은 공모 작업을 병행해 주요 보직에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사를 기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김경택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