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요원 의심 파키스탄인 밀입국 수사… 3년전 사망증명서 위조 신분세탁

입력 2010-02-21 19:06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요원으로 의심되는 파키스탄인의 밀입국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그가 3년 전 자신의 사망증명서까지 제출하며 신분을 세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2003년 8월 입국한 파키스탄인 A씨(31)가 2008년 7월까지 한국과 파키스탄을 17차례 오가면서 형(36)의 신상정보에 자신의 사진을 붙인 ‘위명(僞名) 여권’을 사용한 사실을 적발해 A씨를 최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A씨는 2007년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밀입국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파키스탄 정부가 발행한 자신의 사망증명서를 제출하며 자신을 형으로 감쪽같이 둔갑시켜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파키스탄 현지에서 어떤 방법으로 형의 신상정보가 담긴 여권을 발급받았는지, 자신의 사망증명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슬람사원 관계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며 “A씨가 미 중앙정보국(CIA) 국제테러분자 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아니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