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새’ 시몬 암만 설원 144m 날았다… 스키점프 라지힐 우승 2관왕
입력 2010-02-21 18:29
스키 점프는 장신이 유리하다. 긴 스키(신장의 146%)를 신을 수 있는 데다 신체의 표면적이 넓어 양력(들어올리는 힘)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 대부분이 1m80 이상인 스키 점프에 1m72, 58㎏에 불과한 선수가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스위스의 ‘인간새’ 시몬 암만(29). 그는 21일 열린 라지힐(K-125) 경기에서 무려 144m를 날며 지난 14일 노멀힐(K-95)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2002년 동계올림픽 2관왕을 더하면 사상 처음 스키점프 개인종목 4관왕에 오른 선수가 된 것
‘핀란드의 전설’ 마티 니카넨이 84년과 88년 동계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1개는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암만은 2002년 올림픽 우승 전까지 세계선수권은커녕 월드컵 우승경력조차 없어 당시 그의 우승은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부상에 시달리며 2006년 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그는 2008∼2009시즌과 2009∼2010시즌 연속 5번씩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동계올림픽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주인공을 닮아 ‘해리포터’가 별명인 그는 어릴 때 동네 아이들처럼 알파인 스키선수가 되길 바랐지만 키가 작은 그를 받아주는 클럽은 없었다. 우연히 이웃 동네에서 스키 점프대를 발견해 훈련에 매진했던 그는 16세이던 1997∼1998월드컵 시리즈에 처음 나섰다.
비행시 옆바람에도 몸의 균형을 잘 잡는 선천적인 균형감각에다 거의 일정한 점프타이밍으로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