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시인’ 이흥렬씨 사이버대학 졸업

입력 2010-02-21 19:28


‘발가락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뇌성마비 시인 이흥렬(52)씨가 21일 영진사이버대 졸업식에서 사회복지계열 전문학사 학위를 받고 학교를 빛낸 공로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씨는 뇌병변 1급 중증장애를 극복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1991년 시집 ‘앉은뱅이 꽃’을 발간했고 같은 제목의 영화가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뇌성마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됐지만 32세 때 자립하기 위해 재활원에 입소했고 피나는 훈련 끝에 발가락에 연필을 끼워 300편 이상의 시를 썼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49세 때 검정고시로 초·중·고 과정을 마쳤고 2008년 영진사이버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생활 초기에는 강의를 제대로 받아 적지 못했고 보고 듣는 것만으로 내용을 익히느라 첫 두 학기 성적은 형편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학과에 다니는 아들의 도움으로 예·복습을 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강의를 반복 청취하는 등 집념을 발휘해 장학금을 받았으며 학업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탔다.

학위와 함께 2급 사회복지사 자격을 획득했지만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는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말을 인용하면서 배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씨는 졸업 후에도 작품 활동을 지속하고, 아내와 함께 중증장애인을 돌보며 살아갈 계획이다.

대구=김상조 기자 sang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