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증가는 동물성 식품 섭취 탓”
입력 2010-02-21 17:40
잦은 동물성 식품 섭취가 한국인의 유방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와 국립암센터 암역학연구과 김정선·신애선 박사 연구팀은 1969년부터 2005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1983년부터 2005년까지의 통계청 사망원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유방암 사망률 추이가 식생활의 변화 양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유방암 관련 국제 학술지 ‘더 브레스트 저널(The Breast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1969년 하루 평균 32g에 그쳤던 우리나라 사람의 동물성 식품 섭취량은 2005년 278.6g으로 무려 8.7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1인당 지방 섭취량도 16.9g에서 46g으로 2.7배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985년 10만 명당 2.46명에서 20년 뒤인 2005년 4.65명으로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동물성 식품 및 지방 섭취 증가가 유방암 발병 및 이로 인한 사망률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의학계는 실제 유방암의 약 35%는 식이와 관련이 있고, 특히 지방질 섭취량과 큰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유 교수는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중심으로 한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가 유방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유방암 예방을 위해 가급적 동물성 식품 섭취를 전체 섭취 열량 중 30% 이하로 낮추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고, 유방암 위험인자로 알려진 알코올 섭취도 삼가는 것이 좋다.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시금치 무청, 배추, 근대, 브로콜리 등)와 과일류, 콩류, 연어, 토마토, 당근, 마늘, 양파, 녹차 등이 권장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