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화백 아들 성남씨 2월27일까지 ‘자연과 일상을 찾아서’ 초대전
입력 2010-02-21 17:28
‘국민작가’ 박수근(1914∼65)의 아들 성남(63)씨가 27일까지 서울 경운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18세 때 국전에 입상한 뒤 줄곧 호주에서 지내며 서양화가로 활동해온 성남씨는 이중섭·박수근 진위논란이 불거진 2006년 귀국했다가 최근 3∼4년간 ‘빨래터’ 법정공방 때문에 작업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빨래터’ 사건이 일단락되면서 전시를 열게 됐다.
‘자연과 일상을 찾아서’라는 타이틀의 초대전에서 성남씨는 일상적인 만남을 통한 경험과 함께 타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삶의 애환이 담긴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노인들’ ‘독서하는 소녀’ ‘뛰어노는 아이’(사진) 등 간결한 윤곽선으로 소소한 일상을 넌지시 바라보는 선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박수근 화백의 필치를 닮았다.
하지만 그의 인물 표현기법은 선의 흐름이 힘차면서도 매끄럽고 선 안에는 채색을 덧입혀 자신만의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인물 주변에는 울퉁불퉁한 우레탄 폼을 2∼3㎝ 가량 빼곡히 쌓은 다음 그 위에 점과 선 등 반복적인 이미지를 그려넣어 입체 효과를 낸다. 이를 통해 시간의 ‘층’(層)을 드러내는 그림은 두터운 질감이 특징인 아버지의 작품과 맞닿은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쓸림과 쌓임’으로 설명한다. “죽기 살기로 몸부림쳤던 자연도 자연을 사랑하다 이제 또 다른 자연에게 쓸리고 쌓이며 야위어 가고 있다. 공간은 공간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서로 결별하며 공동의 균형을 잃고 있다. 오늘도 잃어버린 자연과 일상의 나를 찾아서 층의 산책을 떠나본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02-730-3533)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