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에 대한 오해와 진실 토론회 장신대 이형기 명예교수 해명

입력 2010-02-19 20:31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 갑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WCC에 대한 신학토론회를 마련했다. 오는 4월까지 3회에 걸쳐 진행될 토론회 중 첫 순서가 19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역사신학자인 장로회신학대학교 이형기 명예교수가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라는 제목으로 그간 한국교회에서 WCC에 대해 제기해 온 의혹을 해명했다.

이 교수는 발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좌경화된 사회참여 일변도로 나가며, 교회들을 하나로 묶어 ‘초대형교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는다”고 전제하고 “일찍이 1951년 토론토에서 WCC 중앙위원회는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성명서는 WCC는 하나의 획일주의적인 초대형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을 첫째 항목에 놓았다. 교회를 획일적으로 묶으려는 시도를 경계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는 것.

이 교수는 WCC의 에큐메니컬 운동의 세 흐름인 ‘신앙과 직제’, ‘삶과 봉사’, ‘세계 선교와 전도’ 중에서 앞의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교파를 초월한 복음의 본질을 연구하는 ‘신앙과 직제’ 활동을 설명하며 “그동안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발표된 문서들을 살펴보면 WCC의 복음은 오히려 보수적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교와 복음전도 또한 중요한 사명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봐도 결코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1937년에 네덜란드에서 작성된 WCC 헌장이 “WCC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구세주로 받아들이는 교회들의 코이노니아(연합)이다”라고 정의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WCC가 종교다원주의에 근거했다는 일부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1970년대 이후 WCC에서 ‘삶과 봉사’, 즉 환경과 경제정의 등에 관련된 활동의 비중이 커진 된 과정을 최근까지의 총회와 선언문들을 통해 설명했다.

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그간 WCC의 ‘신앙과 직제’ 운동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왔다” “총회 전까지 WCC를 바르게 알릴 방법을 연구하자” 등 의견이 제기됐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심광섭 교수는 “WCC에 대한 용공 논란은 1960년대 반공 이데올로기가 한창 퍼진 상황에서 러시아 및 동구권 교회들의 총회 참관 등이 확대, 알려져 생긴 것으로 현 시점에서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2차 토론회는 오는 3월 25일 같은 장소에서 서울신대 유성석 교수의 ‘사회 윤리 선교적 측면에서 본 WCC 에큐메니칼 운동(신학)’으로 이어진다. NCCK는 4월 26일로 예정된 3차 토론회를 그동안 WCC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여 온 한국교회들을 한 자리에 모아 ‘대토론회’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