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열정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9세 소녀 미용사·76세 할머니 제과기능사
입력 2010-02-19 18:47
아홉 살 소녀가 미용사 자격증을 따고 76세 할머니가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향한 열정 앞에 나이는 한갓 숫자에 불과했다.
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경기도 안성에 있는 안성초등학교 3학년 이인주(9)양이 최근 미용사 실기시험에 합격해 미용(일반)기능사 종목 최연소 자격취득자로 기록됐다.
이양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놀이터 삼아 자라면서 미용기술에 일찍 눈을 떴고 시험을 준비한 지 1년 만에 자격증을 땄다. 필기시험은 어려운 용어 때문에 6번이나 떨어졌지만 손재주가 좋아 실기시험은 2번 만에 붙었다. 응시를 권유한 어머니 김희경(31)씨는 “사교육 문제, 실업 문제가 심각해 일찍 재능을 키워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양은 “키가 작아 받침대를 놓고 실기시험을 봤다”며 “가위가 커서 새끼손가락이 많이 아팠다”고 수줍어했다.
올해 76세인 경기도 안산시 조현 할머니는 지난 11일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이 부문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조 할머니는 7년 전 수술한 디스크가 완치되지 않아 보조기를 허리에 차고 연습한 지 3년 만에 자격 취득의 기쁨을 안았다.
실기시험을 4차례 도전한 끝에 합격한 조 할머니는 “젊은 사람에 비해 손동작이 느려 매번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을 이유로 주위에 기대고 싶지 않았다”며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건강이 허락한다면 좋은 먹거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