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은 총재는 인사청문회 받을까

입력 2010-02-19 18:30

차기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받게 될까?

강봉균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제출한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이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이성태 현 한은 총재의 임기가 3월 말로 끝나는 가운데 강 의원 등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은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다음주로 일정을 연기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간사단 협의를 거쳐 다음주 초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다시 상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기재위 전체회의에 상정되면 경제재정 소위의 법안 심사를 거쳐 다시 기재위 전체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후 법안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로 넘겨진다.

문제는 2월 임시국회 회기가 3월 2일로 끝난다는 점이다. 국회의 법안 통과에서 관건은 의원들의 의지이지 시간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만 이 법안이 1주일여 만에 본회의까지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한은법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은 총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데 대해 공감하고 있다. 한은의 독립성과 위상 강화를 위해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를 실시, 자질과 역량을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야당의원들 사이에서는 차기 한은 총재로 유력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등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이들이 중앙은행 수장으로 적합한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청문회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청문회 도입에 찬성의사를 밝힌 한나라당 의원들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한은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자칫 정쟁의 장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신중론도 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인사청문회 도입에 대해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며 “인사청문회 실시가 원론적으로 맞지만 정쟁으로 흐르는 단점도 있는 만큼 제도 도입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