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차없는 朴의 집안단속… 2인자 안두는 보스정치 분석도
입력 2010-02-19 18:12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날 ‘김무성 반란’(세종시 절충안 제시)을 가차없이 진압하고 나서면서, 19일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자파 의원들에 대한 ‘입단속 리더십’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친박계 의원들 가운데 자신의 견해와 다른 의사를 표출할 경우 그때마다 즉각 차단시켜 왔다. 때로는 공개적인 언급을 통해 파급이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눌렀다.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통했던 김 의원마저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묵살하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초에는 자파 홍사덕 의원의 제시한 ‘5∼6개 부처 이전안’에 대해서도 바로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 역시 박 전 대표의 언급 이후 자신의 견해를 거둬들였다. 또 지난달 말에는 자파 의원들이 조기전당대회론을 제기하자, 측근을 통해 “소설 같은 얘기”라고 쐐기를 박았다.
홍, 김 의원은 그나마 공개적인 발언을 했지만 박 전 대표를 의식해 의견 개진 자체를 자제하는 친박계 의원들도 적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김 의원은 “이 문제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의원들이 문제가 많은 법이라고 했으나 박 전 대표가 한마디 하니 싹 돌아섰다. 섭섭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자파 의원들에 대한 입단속은 당내 소수파인 친박계로선 살아남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언제든 주류의 와해공작에 시달릴 수 있는 친박계로선 공고한 결집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며 “박 전 대표의 일련의 발언으로 인해 친박계가 혼선을 빚지 않고 세종시에 보다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인자를 두지 않으려는 ‘1인 보스 정치’ 고유 특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계파 내 충성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효과적인 여론전을 노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고위 당직자는 “박 전 대표가 세종시와 관련한 여론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는 것 같다”며 “주로 여론이 불리하게 흐를 기미가 보일 때 선제적인 발언을 해왔고, 자파 의원들의 발언으로 지지층에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우려가 있을 때 적극 차단하고 나선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