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등에 한국인 코치 5명… 日, 자존심 꺾고 김선태씨 영입
입력 2010-02-19 22:50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 무려 17개의 금메달을 따낸 한국 쇼트트랙. 마치 양궁이 그런 것처럼 절대강자로 부상한 한국빙상의 위력을 믿고 세계 각국이 한국지도자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도 5명의 한국인 코치가 각국 대표로 참가했다.
최근 들어 기량이 급상승한 미국팀에는 전재수(41) 코치와 장권옥(43) 코치가 있다. 이들은 한국 쇼트트랙 1세대로 빙상환경이 열악한 대구에서 기량을 닦은 뒤 대표선수와 지도자를 역임했다.
2004년부터 미국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는 장 코치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챔피언인 샤니 데이비스(28)의 지도자로 더 유명하다. 장 코치는 데이비스가 흑인선수로는 처음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선발된 2001년부터 데이비스를 지도했고 2006년 데이비스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뒤에도 쇼트트랙팀과 훈련할 수 있도록 돌봐줬다. 지난 16일 데이비스가 모태범과 스피드스케이팅 500m를 겨룰 때 1차시기에서 부진하자 체력비축을 위해 2차시기를 기권하도록 조언한 바 있다.
현 한국대표팀 전재목(37) 코치의 친형인 전재수 코치는 2007년부터 미국대표팀을 맡았다. 과거 안톤 오노 1인이 이끌다시피 한 미국팀은 전 코치가 맡으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 남자 1500m에서 한국선수들 간의 충돌로 미국이 어부지리 은, 동메달을 따냈지만 한국팀을 끝까지 위협했다. 특히 오노가 한국선수의 충돌을 빈정대는 듯한 목자르는 시늉을 하자 “스포츠맨십을 위협하는 행동”이라며 질책해 오노가 사과하도록 했다.
1980년대 한국에 쇼트트랙 기술을 전수했던 일본은 자존심을 꺾고 2008년 한국의 김선태(33)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일본의 동메달을 일궈냈다. 일본으로서는 무려 9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었다. 쇼트트랙 유럽 최강국 프랑스도 젊은 조항민(24) 코치를 영입해 월드컵 4차대회 500m서 준우승, 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이밖에 뉴질랜드팀은 박해근 코치가 맡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