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핵폭탄 제조 가능성”

입력 2010-02-20 00:21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폭탄 제조와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IAEA가 이란 관련 보고서에서 과거 핵 활동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핵무기 제조 과정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IAEA는 다음달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통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의 활동에 관한 일관되면서도 믿을 만한 증거들을 수집했다”고 밝혔다고 18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또 이란이 지난주 의료용 원자로에 사용하기 위해 3.5% 농도의 우라늄을 20%로 농축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과 관련, 처음으로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소식통들은 이란이 지난 9~11일 20% 농도의 우라늄을 이미 약 100g 정도 농축했다고 전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이란이 미사일용 핵 탑재체 개발과 연계된 과거와 현재의 활동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군사적 전용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IAEA의 이란 핵무기 제조 가능성 언급은 이란이 2003년 이후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활동을 중단했다는 미국 정부의 견해와 상반된 것이다.

이에 대해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이 국제적인 의무들을 이행하지 않으면 엄중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점을 늘 밝혀 왔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란은 핵무기 개발 작업의 추진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단지 에너지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도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메네이는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추진하고 있다는 미국과 일부 서방국가 관리들의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