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또 일 낼까… 2월19일 1000m 도전

입력 2010-02-18 18:57

“1000m는 즐기면서 타려고요. 부담 없이 열심히 하려고요.”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한 이상화(21)는 18일(한국시간) 차분한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그는 19일 오전 여자 1000m에 김유림(20)과 함께 출전한다.

이상화는 500m 전문이다. 2009∼2010 월드컵 시리즈에서 1000m 랭킹은 19위에 그쳤다. 선두권과는 기록에서 1∼2초 가량 차이가 난다.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다.

김관규 빙상대표팀 감독은 “이상화는 단거리 전문이어서 초반 600m까지는 경쟁자들을 쫓아갈 수 있지만 마지막 400m에서 랩타임이 떨어진다”며 “체력 분배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상화에게 등수가 비록 낮게 나오더라도 금메달리스트로서 자존심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랭킹은 랭킹일 뿐이다. 이상화의 가장 큰 무기는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는 것. 4번의 월드컵 대회에서는 한 번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했지만 올림픽 직전 열렸던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1000m에서는 1·2차 레이스에서 각각 4위·6위에 오르며 기록을 끌어올렸다.

부담감을 느끼지 않은 채 “즐기면서, 열심히 타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레이스를 펼치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 단짝 친구인 모태범(21·한국체대)이 랭킹 14위에 불과했던 500m에서 깜짝 우승을 일궈내며 랭킹이 큰 의미가 없음을 보여줬다는 것도 호재다.

이상화가 다시 한 번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