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대형마트 가격경쟁 “내 방식대로”
입력 2010-02-18 21:56
새해 들어 ‘10원차 가격 전쟁’을 벌였던 대형마트들이 ‘마이 웨이’를 선언했다. 가격인하 경쟁의 불을 지른 신세계 이마트는 추가 할인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맞대응은 자제하기로 했다. 일부 업체의 수익성 악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조사 방침과 맞물린 조치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18일 네슬레 커피믹스, P&G 페브리즈 등 14개 품목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다. 올 들어 세 번째로 가격인하 품목은 총 36개에 달한다. 이마트는 앞으로 1∼2주 단위로 가격 인하 품목을 선정, 판매 가격과 인하율을 신문 광고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15일간 이마트의 기습 인하에 정면 대응했으나 지난달 24일 독자 행보로 돌아섰다. 롯데마트도 “결품이 발생하는 등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무리한 가격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10원 싸게’ 전략으로 시간차 가격 정책을 폈지만 ‘제살깎기’로 손실이 컸다. 가격 경쟁 한 달간(1월 7일∼2월 6일) 매출 신장률이 전월 대비 -0.4%로 나오자 가격 전쟁터에서 철수한 것이다.
공정위가 삼겹살 등 22개 품목의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점도 과열 경쟁을 가라앉힌 것으로 보인다. 김만환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현재까지는 불공정행위 제보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가격 동향은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격 전쟁은 모델 경쟁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이마트는 탤런트 문근영, 홈플러스는 피겨스타 김연아를 CF 모델로 내세웠다. 24일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성적표가 25일 시작하는 마트들의 할인 행사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유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