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강매에 폭력학생 동원”… 학사모 “교복업체서 고용 후배에 협박” 제보내용 공개
입력 2010-02-18 22:05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지난해 2월부터 충남 지역 중·고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교복 강매 실태와 관련해 받은 9건의 제보 내용을 18일 공개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김모(16)군은 “교복회사에서 고등학교 형들을 꼬드기면 그 형들은 고등학교로 올라오는 새싹들을 시켜서 (교복을 구매할 학생들을) 모아요. 다른 곳에서 맞춘다고 하면 때리거나 형들한테 이른다며 협박합니다”라고 말했다.
한 여고생은 “일진 애들한테 돈도 뺏기고요. 언니들이 후배를 때리는 일이 있습니다. 저도 경험했는데 신고를 해서 더 맞았습니다”라고 제보했다. 이 학생은 “교복사의 문제도 있지만 학교의 방치가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고교생 최모군은 “지역에서 발이 넓거나 싸움을 잘하는 친구들이 교복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선배가 후배들을 시켜서 몇 명씩 (교복 맞출 학생을) 모아오라고 한다”며 “무서운 형들이 후배들을 시키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우린 우리가 사고 싶은 것을 살 권리가 있는데 자유가 없고 두려움과 공포뿐”이라고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고등학교에 올라간 아들이 선배로부터 권유받은 것과 다른 업체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갔지만 다행히 선배에게 한마디 듣고 맞지 않았다며 좋아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사모는 돈을 받고 교복을 강매시킨 혐의로 모 교복업체 대리점 대표 4명과 중학생 H군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학사모 관계자는 “졸업식 알몸 뒤풀이에 이어 교복 판매에도 학교 폭력이 악용됐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