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비용에 숨겨진 매매·중개수수료
입력 2010-02-18 18:38
펀드비용이라고 하면 보통 각종 보수(운용 판매 수탁 등)와 기타비용, 판매수수료만 따진다. 펀드판매 직원이나 투자설명서도 그렇게 안내한다. 그러나 ‘매매·중개수수료’라는 숨겨진 비용이 있다.
매매·중개수수료는 펀드가 투자하는 주식·채권 등을 사고팔 때 드는 비용이다. 펀드 투자 종목의 손바뀜이 잦을수록 비용이 늘어난다. 미리 정해진 비용이 아니라서 펀드 가입 땐 알 수 없고 분기마다 펀드운용보고서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형)의 평균 매매·중개수수료율은 0.47%였다. 전년 말보다 0.08% 포인트 증가했다. 각종 보수와 판매수수료(선취 기준)를 더한 비율은 평균 2.92%였다. 만약 1억원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펀드비용으로 보수와 판매수수료 292만원 외에도 47만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별 평균값은 극과 극이었다. 대신투신운용은 2.05%로 가장 높았고, 푸르덴셜자산운용은 0.006%로 가장 낮았다. 두 운용사의 매매·중개수수료율은 무려 342배나 차이난다. 매매·중개수수료율이 평균값의 2배가 넘는 1% 이상인 곳은 피닉스·슈로더·유진·동양·마이애셋·플러스자산운용 등 6곳이다.
펀드별로는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소형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 1-Ce’가 5.30%로 가장 높았다. ‘대신행복나눔SRI증권투자신탁H 1[주식]Class C-e’(4.40%), ‘우리행복연금코리아인덱스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3.56%) 등도 높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모형 펀드에 증권거래세 0.3%가 부과돼 매매·중개수수료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펀드 가입 때 금투협 펀드통계사이트에서 펀드별 매매·중개수수료율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매매·중개수수료율이 가장 높다고 지목된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8일 현재 80.53%에 달한다”며 “매매·중개수수료율이 높다고 펀드운용이 잘못됐다고 평가하긴 무리”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