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기 휘날리며…’ 연합군 마르자 장악… 완전한 승리 선언 일러
입력 2010-02-18 18:10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17일 남부 헬만드주 마르자 중심가에 위치한 한 시장에서 국기를 게양했다. 연합군의 마르자 대공세 5일 만이다.
국기 게양식은 탈레반이 장악해온 마르자가 아프간 정부와 연합군의 영향권으로 넘어왔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식이다. 사실상 작전의 승리를 천명한 셈이다.
그러나 무함마드 굴랍 망갈 주지사는 아프간군 지휘관들과의 회동에서 “마르자에서 탈레반이 완전히 척결됐다거나 그들이 설치한 사제폭탄이 제거됐다고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연합군의 완전한 승리라고 확정짓지 못하는 것은 탈레반 저격수들의 왕성한 활동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탈레반 저격수들은 민가나 이슬람 사원 등에 숨어 있다가 홀로 활동하거나 소규모 게릴라전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도 탈레반 저격수로부터 공격을 당해 미 해병대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모든 미군과 아프간 보병들은 러시아제 소총 칼라시니코프 소리에 혼비백산할 정도라고 미군 관리는 전했다. 특히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장거리포 사용이 금지된 상황이라 연합군을 향한 탈레반 저격수들의 공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한편 탈레반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4400여명의 아프간군을 지휘하고 있는 모헤딘 고리 장군은 “마르자 남부에서 건물 안에 숨은 적들이 여성이나 아이를 창문이나 지붕에 세워둔 것이 목격됐다”며 “탈레반은 우리가 민간인을 사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측은 “우리는 결코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침략자들과 맞서 싸울 뿐”이라고 인간방패설을 강력 부인했다.
이와 관련, 인권운동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수천명의 주민이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으며 탈레반이 주민을 협박해 피란을 좌절시킬 수 있다”며 연합군의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과 함께 이 문제를 조사할 뜻을 내비쳤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