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남긴 흔적 '튼살, 뱀살, 닭살' 어찌할꼬
입력 2010-02-17 20:31
[쿠키 건강]얼굴은 이른바 ‘꿀피부’로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자랑하지만, 몸은 거칠거칠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얼굴피부와 몸 피부가 상반되는 경우이다. 얼굴과 달리 팔, 다리, 몸통 등의 피부는 울퉁불퉁하거나 거칠고 가문 논처럼 갈라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거친 몸 피부의 원인은 이른바 ‘튼살’ ‘닭살’ ‘뱀살’ 3대 피부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대기가 건조한 겨울에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요맘때 뱀살, 닭살 스트레스는 절정을 이룰 시기이다. 의상이 짧아지는 여름 노출을 위해서도 이시기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각각 피부 문제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1회 치료가 아닌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다.
실제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원장은 “겨울을 보낸 후에는 건조한데다 몸 피부관리에 소홀해진 사이 닭살, 뱀살, 튼살 증상이 심각해져 보기 흉한 흔적으로 남아 이 시기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증가한다”며 “증상이 심각한 경우는 물론, 여름 준비를 미리 해야 본격적인 노출의 계절 전에 효과적으로 개선된다는 인식이 자리잡아 치료를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10명 중 4명 ‘닭살’은 피부 결 문제 아닌 ‘모공 각화증’
닭살 피부가 마치 닭의 오톨도톨한 피부 같은 피부 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의학적으로는 ‘모공각화증’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명 중 4명 정도가 일명 닭살 ‘모공각화증’으로 높은 빈도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무서운 것을 보거나, 추위로 인해 살갗에 좁쌀처럼 오톨도톨하게 돋아나는 ‘닭살’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피부표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일시적인 현상은 피부 속 잔털 주변의 근육이 수축해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피부질환인 모공각화증은 모공에 각질이 쌓여 발생한다.
닭살이 생기는 원인은 대부분 유전적인 것으로 털구멍, 즉 모공 내에 각질이 쌓여 피부가 오톨도톨해지는 것이다. 특히 아토피가 있는 경우 잘 나타나고, 일반적으로 20세까지 악화되다가 30대 이후 점차 나아지는 경향이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 올바른 목욕, 보습 등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온몸에 닭살이 올라오거나 몸 여드름처럼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30세 이후에도 증상이 심각한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닭살인 경우 몸 여드름으로 오인하고 짜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손으로 짜내는 경우 모공마다 오톨도톨하게 돋아있는 딱딱한 알맹이 같은 것이 떨어지는데 이 과정서 심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습관적으로 손을 대는 경우 닭살로 올라온 끝 부분이 노랗게 곪고 주변 피부가 붉어지는 현상이 계속 될 수 있다. 이 부위가 붉어지거나 상처가 생기는 경우 전문의 진료를 통해 항생제 처방 등으로 진정시켜야 한다.
가렵거나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닭살은 주로 팔, 허벅지, 어깨 바깥 쪽에 많이 있어 미관상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의 피부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다. 특히 노출이 시작되는 봄부터 여름 사이 패인 옷이나 짧은 소매옷을 입기 힘들어 미리 치료받으면 개선 가능성이 높다. 닭살은 울퉁불퉁하게 올라온 피부를 미세하게 박피하는 필링이나 브이빔퍼펙타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다. 브이빔 퍼펙타레이저는 닭살뿐 아니라 주변의 붉은 피부가 있을 때 더 효과적이다.
닭살을 단지 피부 결이 좋지 않은 현상으로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부질환이므로 손을 대지 말고 일주일에 한번 인상 규칙적인 딥 클렌징을 하고, 문질러 때를 미는 목욕은 피한다. 목욕 후에는 소독 효과가 있는 몸 전용 화장수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습팩이나 진정팩 등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뱀살도 병이에요, 유전성 각화증 ‘어린선’
닭살이 오톨도톨해 문제라면 뱀살은 피부가 건조해 갈라져 뱀 허물처럼 흰비늘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닭살과 마찬가지로 건조한 날씨에 영향을 받아 건조해지면서 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뱀살도 피부 타입의 문제가 아닌, 피부질환으로 건성습진이 심하게 생긴 것이나, 유전성 각화증의 일종인 ‘어린선’인 경우가 많다. 물고기 비늘처럼 피부가 갈라지고 두꺼운 각질이 생기는 질병이다. 피부 각질층 밑에 있는 과립층에서 단백질(필라그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피부에 수분을 공급이 원활치 않고 불필요한 각질이 쌓여서 생긴다. 대부분 선천적이지만, 지나치게 건조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가 허물처럼 벗겨지는 증상 때문에 때로 오인해 벗겨낼 수 있는데, 이 경우 피부 지질막이 손상돼서 더 악화되는 요인이 된다. 각질이 일어나고 벗겨지는 경우 보습제를 발라 가라 앉히는 것이 좋다. 평소 피부 자극이 덜한 헐렁한 면 소재 옷이나 양말 등을 착용하고 스키니진, 합성섬유, 나일론 스타킹 등은 피하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너무 차가운 공기를 피부에 직접 닿지 안도록 주의도 필요하다.
뱀살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적으로는 수분과 유분 공급이 중요하다.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해 보습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평소 의복은 나일론, 스판 등 몸에 달라붙는 합성섬유 제품을 피하고,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 처방 하에 각질 연화제나 국소 스테로이드제, 항소양제 등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튼살 치료 안돼? 하얀 튼살까지 치료 가능해!
미니스커트 하면, 미끈한 다리가 먼저가 아니라 튼살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튼살은 피부가 갑작스럽게 팽창해 생기는 흔적으로 의학적으로는 팽창선조라고 한다. 주로 임신이나 비만, 사춘기 때의 급격한 성장과 부신 피질의 과도한 활성으로 인한 부신 피질 호르몬의 증가, 부신 피질 호르몬제 치료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주로 부신피질호르몬이 급증하는 임신과 1년에 10cm이상 자라는 청소년, 비만인 경우 많이 나타난다. 또 스테로이드 연고를 자주 바르는 아토피성 피부질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계절적으로 겨울에 살이 급격히 찌는 경우가 많고, 건조해 겨드랑이, 허벅지, 배 등에 튼살이 생기기 쉽다.
튼살은 발생 초기에는 분홍색에서 붉은색의 선을 띠다가 점차 색이 흐려지면서 백색의 위축성 선인 백색 팽창선조로 남게 된다. 튼살은 한번 생기면 잘 개선되지 않는 피부질환인데, 튼살 초기 붉은 색일 때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거나 피부재생효과가 있는 비타민 A유도체 연고를 발라 콜라겐 섬유 재생을 돕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브이빔 퍼펙타 레이저를 사용하면 붉은 튼살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튼살이 생긴지 오래되어 하얀색으로 색이 변한 백색 튼살은 일반적인 관리만으로는 개선되지 않는다. 백색 튼살인 경우 최근 등장한 울트라펄스 앙코르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그 동안 치료 되지 않는 난치성피부질환이던 백색튼살을 미세한 레이저빔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개선이 가능해졌다. 미세 레이저빔이 없던 과거에는 튼살의 미세 금을 벗어나 주변조직까지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치료가 불가능했던 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치료법이다. 울트라펄스 앙코르레이저는 물에 흡수가 높은 빛 파장으로 피부자극이 적고, 백색튼살에 정확하고 촘촘하게 레이저가 조사되기 때문에 피부 재생효과가 크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정은원장은 “그동안 난치성피부질환으로 인식되던 ‘튼살, 닭살. 뱀살’이 최근 레이저치료 발전으로 대부분 효과적으로 개선된다”면서 “피부 질환 때문에 긴 팔 옷 입을 수 있는 겨울이 가는 것이 괴롭다는 환자들에게 일상 노출이 가능할 정도의 치료가 가능해 진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