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참사 1970년이후 최악”… 인명피해 쓰나미보다 3만명 많아

입력 2010-02-17 20:17

지난달 12일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 참사는 현대사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미주개발은행(IDB)이 밝혔다.

IDB는 1970년대 이후 발생한 2000여 건의 대규모 자연재해를 비교한 결과, 아이티 지진이 인명 피해나 경제적 손실이 가장 컸다고 이달 공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20만명 내외로 추산되는 아이티 지진의 사망자 수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당시 17만명보다 더 많다. 경제적인 피해도 최소 72억 달러로 5억 달러가 조금 넘는 쓰나미 피해보다 훨씬 심각하다.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로 따져도 아이티는 1만5000∼2만5000명으로 1972년 니카라과 지진 당시 4046명보다 3배 이상 많다. 쓰나미 사태 당시 인도네시아의 사망자 수는 100만명당 772명이었다. 경제적 손실을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따져도 104∼117%로 니카라과 지진 당시 102%보다 크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는 GDP의 2%였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주요 개발은행인 IDB는 또 아이티가 이번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 데 약 80억∼14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이티의 2008년 GDP 70억 달러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IDB는 “과거 대규모 재해 이후 전 세계에서 보낸 구호자금은 오히려 민간경제를 위축시켜 재건 작업이 끝난 뒤엔 오히려 경제회복에 부담이 됐다”며 “아이티에서는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세심한 고려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