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란 핵갈등 풀어낼까… 룰라 대통령 중재나서
입력 2010-02-17 20:16
브라질이 이란 핵 긴장을 풀 수 있을까. 이란과 우호 관계인 브라질이 이란 핵 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 간 갈등 해소 중재에 나섰다. 유럽연합(EU)도 브라질 역할론에 기대감을 표시해 귀추가 주목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5월 15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이 16일 현지 언론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아모링 장관은 “룰라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협상과 대화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대표가 전날 마드리드에서 아모링 외무장관을 만나 브라질의 중재를 촉구한 뒤 나온 것이다. 애슈턴 외교대표는 “브라질이 글로벌 파워국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EU는 이란이 올바른 방향으로 핵 개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증명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중재 카드는 서방이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석유수출 봉쇄라는 ‘메가톤급 조치’를 고려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나와 힘을 얻고 있다.
유엔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프랑스 외무 당국자는 AFP통신에 “우리는 안보리에서 (이란에 대한) 원유제재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제재는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석유수출 봉쇄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16일 TV 중계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해 어떤 조치가 취해진다면 우리의 대응책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를 것”며 “미국과 서방 동맹국이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강력 경고했다고 AFP가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엔이 마련한 우라늄 교환 중재안에 관한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