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바람 다시 부나

입력 2010-02-17 18:32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이 다음달부터 재무구조가 나쁜 대기업 그룹을 골라내는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 금융당국은 시장 불안요인을 없애고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시 구조조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대기업 그룹의 지난해 결산 재무제표가 나오면 주채무계열 선정을 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주채무계열은 부채가 많은 그룹을 주채권은행이 통합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채무계열로 지정되면 계열사 간 지급보증으로 새로 대출받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기존 채무도 회수해야 한다.

금감원은 금융권 신용공여 잔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뒤 총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곳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채권단은 4월부터 주채무계열 재무구조를 평가해 불합격 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는다.

지난해에는 45개 그룹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고, 이 가운데 10곳이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채권단은 기존에는 부채 비율 위주로 평가했지만 올해는 현재와 미래의 자금 사정을 볼 수 있는 현금흐름 등 유동성 지표를 함께 볼 방침이다. 산업 특수성, 영업 전망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키로 했다.

채권단은 거래 기업 상시 신용위험평가 시스템도 가동한다. 주채권은행별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과 업종을 중심으로 6월까지 평가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 나눠 일괄 평가했었다. 채권단은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고, 부실화된 기업은 퇴출시킬 계획이다.

또 금융위원회는 기업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말로 종료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존속 시한을 연장키로 했다. 구조조정에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