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행복해야 사역도 행복하지요” 평생 찬양사역 각오 고평수·임영애 부부이야기
입력 2010-02-17 20:29
“둘 다 주님을 사모하지만 서로의 신앙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고 함께 생활하며 고질적인 단점들도 많이 바뀌게 되더군요. 남이면 누가 그렇게 애정을 갖고 기도하고 변화시키겠어요.” 동갑내기 아내 임영애(34·안중교회 찬양전도사)씨에게 자신은 큰아들이라며 무한사랑과 감사를 표하는 고평수씨.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만난 이 부부에게서는 명절 스트레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함께 찬양사역을 하며 같은 비전과 꿈을 갖고 주님의 말씀으로 성장해가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교회는 다녔지만 형식적인 믿음을 갖고 살았다는 고씨.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수련회에 갔다가 하나님을 만나고 방언을 받았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그런 기억들은 지워져버리고 오히려 방탕한 생활을 했다. 아버지가 성도에 의해 교회에서 쫓겨나는 엄청난 시련도 겪었다.
“아버지를 쫓아낸 후에도 변함없이 잘 사는 그들을 보며 ‘하나님은 살아계시지 않는구나, 돈이 최고구나’라고 생각하며 복수를 다짐했어요. 저 자신은 타락한 삶 가운데 내던지고 교회와 세상에 대한 증오심만 키웠어요.”
그러던 중 군 제대 후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수원 흰돌산수양관에 갔다가 하나님을 만나 회개하고 남은 삶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살리라 결단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쌓아왔던 성도들에 대한 증오심을 사랑과 용서로 바꾸었다. 오히려 불의의 도구로 쓰임 받는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게 됐고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자가 되어 주님을 찬양하는 사람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
임씨는 할머니가 무속신앙을 섬기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혼자 교회에 갔다가 방언을 받고 하나님을 체험했다. 가족의 핍박이 심했으나 중학교 때부터 교회 일에 전념했고 중 3때부터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나중에는 어린 나이에도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가족들이 모두 교회에 다니게 됐다. 연세중앙교회 글로리아 선교단을 섬기던 중 고씨를 만났다.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다 하나님을 향한 비전이 같음을 깨닫고 결혼하게 됐다. 결혼 후에는 선교단에서 독립해 부부찬양사역자로 헌신하고 있다.
음악 해석이 다르거나 조언을 나눌 때 갈등이 일기도 하고 부부 간의 성격차이로 차이로 힘들 때도 있었다. 고비 때마다 이들은 항상 고린도전서 13장을 함께 묵상하며 성숙한 사랑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또 서로의 간증을 통해 은혜받기도 한다.
“남편과는 성격이나 달란트가 너무 달라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게 많았어요. 사역에서도 서로가 알아서 각자의 역할을 감당했고 서로를 통해 발전해 나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가정 안에서 먼저 성숙되지 않으면 밖에서의 사역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서로 먼저 이해하려 하고 주님의 마음을 가지려 노력했다. 임씨는 8년간 함께하며 진정한 섬김과 사랑이 무엇인지 배웠고,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가려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들의 사역 자리에는 언제나 22개월 된 딸 안나도 함께한다. 아직 어리지만 가능하면 사역의 자리, 기도의 자리, 예배의 자리에 항상 함께하고 있다. 그렇게 할 때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알아가게 되고 그 사랑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들은 세계 열방을 향한 문화사역과 예배사역을 꿈꾸고 있다. 지속적으로 주님과의 깊은 만남 가운데 하늘로부터 오는 영성 있는 곡들을 쓰고 싶고 그 곡들을 앨범으로 만들어 많은 성도들과 나누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이달 초 고씨 부부는 첫 프로젝트 앨범 ‘아버지(Father)’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을 향해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작지만 규모 있고 짜임새 있는 선교단체도 만들어 가고 있다(cafe.daum.net/kps0225).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