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회심기 펴낸 시리아 출신 나빌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유는 구원의 확신 때문”

입력 2010-02-17 20:11

“무슬림과 우정을 쌓는 일은 복음을 전하는 기회가 됩니다. 무슬림 친구를 만날 때는 그들 종교나 문화가 아니라 그들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십시오. 지구상 어떤 인간도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마음 문을 닫지 않습니다.”

지난해 가을 출판된 무슬림의 기독교 회심기,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홍성사)의 주인공 나빌(52)씨가 방한했다. 그의 개종 스토리를 한국 독자들과 나누고 선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시리아 출신인 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후 25년 전 고국을 떠나 영국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16일 만난 그는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언급했다.

나빌씨는 우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슬람 경전 코란에도 모세오경의 내용이 등장하고 예수님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단순히 “예수 믿으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무슬림의 출신 국가 특성과 문화를 파악하고 이슬람 신앙의 핵심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무슬림은 예수가 죽지 않고 들림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선지자 무함마드보다 더 능력이 많다고 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예수에게 다른 어떤 선지자보다 더 큰 능력을 주었다고 믿습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우리는 무슬림에게 예수가 단지 선지자의 한 명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변증할 수 있습니다.”

구원에 대한 확신을 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무슬림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없습니다. 아무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천국에 가는 것은 알라에게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늘 불안해 합니다.”

나빌씨는 시리아의 부유한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났다. 헌신된 이슬람 가정에서 철저한 교육을 받았고 성년이 되기도 전 메카 순례를 다녀오기도 했다. 청년 시절엔 두바이에서 코란을 비롯해 이슬람교 전파용 책자 등을 편집하는 일을 했다. 가족과 떨어져 있던 당시 부모와 여동생은 그를 위해 날마다 기도했다. 그의 모든 네트워크는 수니파 이슬람의 영향 속에 있었다. 그런 그가 변한 것은 헨리라는 미국인 친구 때문이었다. 헨리는 나빌의 종교적 배경이 아니라 나빌이란 사람에게 관심이 있었다.

최근 유럽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슬람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무슬림을 만나는 것조차 경계하는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그는 “어떻게 만나지도 않고 복음을 전할 수 있겠냐”며 “적으로 규정해서는 사랑의 복음을 나눌 수가 없기 때문에 이웃으로 삼고 다가가자”고 말했다.

그에겐 희망이 있다. 전 세계에 복음이 전파된다는 믿음이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은 세상 끝이 이슬람화가 아니라 복음화(마 24:14)에 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제 고향 시리아에도 복음으로 충만해질 날이 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슬람 국가에서도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